어제 조카 녀석이 입대를 했습니다. 그 어리게만 느껴지는 녀석이...
"삼촌 잘 다녀오겠습니다. 건강히 계세요" 전화기 속으로 들리는 조카의 인사가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옛날.. 80년대 초 스산한 초겨울이었고 내 친구 정식이는 신병훈련을 받고 자대로 배치받아 가는 길에 청량리역 TMO에서 한두 시간의 여유가 있었는지 이른 새벽 내게 전화를 했습니다.
싸락눈이 내리던 새벽, 나는 택시를 타고 보고 싶은 친구를 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갔고 기억은 잘 나질 않지만 그날이 녀석의 생일이었고 뜨거운 해장국물을 마시며 조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그 꼬질 꼬질한 얼굴과 초라한 행색을 하고 있던 친구의 모습이 며칠 동안 마음을 아프게 했었습니다....
이듬해 나는 정식이의 여자친구가 시집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이걸 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을 하다가 할 수 없이 "정식아 말숙이 시집 간단다"하고 얘기를 했고 그때 멘붕이 되어버린 녀석의 얼굴 때문에 또 한동안 마음이 아파야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그의 아들이 군대를 가고 이 녀석도 여친과 잠시 작별을 했습니다.
아마도 조카 녀석도 여자친구와 이별을 했겠지요.
이 아이들의 여친은 아무쪼록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길 바라고 몸 건강히 잘 있다가 오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