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민모 차장은 명사수 중에 명사수였답니다.
실제로 입사 초기에 회사에서 유원지에 야유회를 갔을 때 거기서 이 친구가 인형 쏘기 게임을 하는데
천 원 내고 인형을 죄다 쓰러뜨려 여직원들에게 나눠주고, 가게 주인은 이제 그만하라며 울상을 짓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 술만 먹었다 하면 군대 얘기를 하는데 워낙 명사수여서 국가대표 제안도 받았었고 그중에 백미는 그 당시 문제였던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저격수로 차출되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갔었고 후세인을 쏘았는데 아깝게 다리에 관통상만을 입혀 세계적인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노라고 침을 튀어가며 열변을 토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우리는 반신 반의 하며 듣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소주를 마시곤 했는데 이 친구가 어느 날 말끝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내가 군대 다닐 때는 말이야..." 잠깐! 너 지금 뭐라 그랬니? 군대를 다녔다고? 출퇴근을 했다는 얘기야?..
그날 길고 집요한 추궁 끝에 우리는 민차장이 동대문구 제기1동 방위 출신임을 자백받았고 그의 주 임무는 예비군 소집 통보서 돌리는 일과 동사무소 청소였음을 알아냈습니다.
그 후로도 이 친구는 술만 취하면 그 버릇을 못 고치고 자기가 월남전에 스키부대 출신이라고 하기도 하고 횡설수설합니다.
아마도 똑같은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해서 본인 자신도 진짜인 걸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허언증"이라고 하나요?
하여간 우리나라 남자들은 군대 가서 살아서 제대한 게 모두 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