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해법

by 이종덕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지하철역에 놓여 있던 쌀독이 치워졌다고 한다.

퇴근길에 넥타이 맨 직장인들이 쌀을 막 퍼가서 더 이상 감당이 되질 않아 어쩔 수가 없다는 소식이다.

참 어이없고 한심한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에는 연대 식료품점 네트워크인 ANDES라고 하는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기증받거나 헐값에 구매한 식료품을 기초생활수급자 등 일정 기준의 수혜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짜가 아니고 시중 가격의 20% 정도의 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적 배제의 아픈 흔적이고,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좌절과 치욕일 것 같다.

그런데 베풂의 실천에 있어서 ANDES는 인간의 Dignity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구례 운조루의 쌀뒤주 얘기가 유명한데 이 쌀뒤주에는 늘 두 가마 정도의 쌀이 담겨있어 누구나 쌀을 가져갈 수 있으며 뒤주의 주인은 쌀이 떨어지지 않도록 늘 주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운조루의 쌀뒤주가 놓여있던 자리가 틈새 공간으로 어지간해서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 편하게 쌀을 가져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어쨌든 존엄성까지도 신중히 고려하여 남을 돕는 일에 만전을 기하는 반면에 뻔뻔하게 쌀을 퍼간, 그래서 그나마 혜택을 받던 불우한 노인들에게 피해를 입힌 인간들의 얼굴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