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구리

by 이종덕

먹고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뭐가 맛있더라.. 어느 집이 잘하더라 하면 어지간하면 찾아다니며 맛을 보고야 만다.

미주구리 물회를 기차게 잘 한다는 집이 있어 다녀왔다.


"미주구리".. 물가자미를 경상도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잘못된 일본식 표현이 그대로 굳어버려 미주구리가 되어버렸단다. 빤쓰나 난닝구, 빠께쓰..뭐 이런 것들처럼.

미주구리물회는 보통 물회처럼 멍게나 해삼, 소라 등을 넣지 않고 어린 미주구리 세꼬시와 약간의 야채만을 살짝 얼린 슬러시 형태의 새콤 달콤 그리고 매콤한 육수에 버무려 먹는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다. 그리고 어린 가자미를 세꼬시로 써서 여린 뼈가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애고.. 세상에 이런 맛이.

이런 거 못 먹어 보고 죽는 서양 애들이 불쌍하다. 특히 자기들 음식이 최고인 줄 아는 프랑스, 이태리 이런 나라 사람들이


쓰끼다시로 나온 도루묵 구이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도루묵은 알이 꽉 찬 놈을 물기 없이 통째로 바싹 구어 뜨거울 때 후후 불어가며 먹는 것이 제맛이다.

이놈들은 허구한 날 짝짓기만 하는지 하나같이 뱃속의 절반이 알로 채워져 있다. 오도독 오도독 입안에서 알이 씹히는 맛이 이것 또한 잊지 못할 맛이다.

제철이 아님에도 냉동기술이 좋아져서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것 같은 선도 좋은 도루묵구이를 먹을 수가 있어서 참 좋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메기 또한 아직 철이 아니지만 보관상태가 좋아서 반짝 반짝한 제기름이 잘잘 흐르고 쫄깃해서 대낮부터 또 과음을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