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 오래된 식당

by 이종덕

20대 후반부터 다니던 집이니까 진고개와의 인연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옛날에 이동네가 땅이 질어서 진고개 였다는데


요즘은 회사가 강남이다 보니 강남에서 주로 밥도 먹고 술도 마시지만 오래되고 정감 있는 식당들은 시내에 더 많다. 예전엔 뭔가 제대로 먹어야겠다 싶으면 이집을 찾곤 했다.

첫추위로 스산한데 시내에 볼일을 보러 나왔다가 점심 때가 되었다.

충무로에서만 3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내 40년 지기 손 사장 사무실을 찾아갔다.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참 좋은 친구.


갈비찜 먹으러 가자...

이심 전심 의기 투합하여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긴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너무 무르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고 지나치게 달지도 않아 딱 먹기가 좋고 또 하나의 이집 진미인 보쌈김치와 함께 먹으면 느끼하지 않게 한 그릇을 다 비우게 된다.

소주 한병과 맥주 두병으로 소맥을 제조해 마시기 시작했는데 병수가 늘어났다. 40년 동안 만나 얘기했는데 무슨 할 말이 아직도 남았는지.. 점심은 한없이 길어지고 둘 다 얼굴이 붉어졌다.

오래된 친구, 오래된 단골 식당 그리고 왠지 강남과는 다른 거리의 분위기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편안한 오후다.


프림 한 스푼에 설탕 두 스푼 그리고 오래된 탁자 그야말로 다방에서 다방커피 마시며 또 한두 시간.. 우리는 둘 다 그렇게 오후 업무를 접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