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부암동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경복궁 뒤편 창의문을 지나면 거기서 부터가 부암동입니다.
1박 2일에 나와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고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나왔던 산모퉁이카페도 이 동네에 있습니다.
부암동에서는 무엇이던지 천천히 하면 됩니다.
시간이 정지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적한 오르막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바람소리, 산새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온몸을 축 늘어뜨리고 힘 빼고 그저 한적함에 취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정말 공룡 같은 거대한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봄비처럼 감성적인 곳입니다.
가을비가 숨죽이고 촉촉이 내리는 한가한 오후입니다.
오래된 벽돌 담장에 추억처럼 뒤엉킨 담쟁이 덩굴과 백사실 계곡 깨끗한 냇물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떨어지는 빗방울과 창 넓은 카페에서 인왕산을 바라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시는 커피 한잔이 여름 내내 지치고 거칠어진 마음을 세밀하게 달래 줍니다.
가을비 내립니다. 창밖으로 눈을 돌려 잠시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