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by 이종덕

안개가 자욱한 출근길이다.

앞차의 비상 깜빡이등에 의존하여 운전을 하고 있다. 내 뒤차도 그렇게 날 따라오고 있을 것이다.

혼돈이다. 바둑을 두다가 외통수에 걸려버려 돌을 던지기 일보직전의 그런 마음이다.


강변북로에 들어섰다. 이제부터는 안개가 한결 덜하다.

달이 따라오고 있다. 어제저녁 퇴근길에 날 앞질러가던 그 녀석이다.

잠시 후

태양이라는 너보다 더 강력한 놈이 나타나면 반사체에 불과한 네 밝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초겨울,

그리고 이른 새벽의 출근길이 몹시 심란하다. 혼자 있는 시간의 감정의 변화가 종잡을 수가 없다.

뭘 위해서, 어떤 이유로 나는 오랜 세월 아침저녁으로 이 짓을 반복하고 있는가?


쿨럭 쿨럭 안개에 붙어있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마른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한 가지 의문이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는 내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려고 노력을 해 봤는가?"


그렇군... 오늘 아침 "자유의지"라는 놈이 어딘가 숨어있다가 툭 튀어나와서 나를 꼬시고 있군.

그래 이따금씩 와라 그래야 나도 되돌아 보지...

자꾸만 어떤 틀에서 벗어 나고 싶은 마음이, 삶을 통째로 바꿔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무모함이 나쁜것이기만 하겠냐?...어차피 도로 주저 앉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