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알곡을 만들듯이

by 이종덕

이제 계절이 깊어 오늘 아침 출근하려는데 자동차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자동차 시트에도 히터를 넣어 엉덩이와 등판을 뜨듯하게 해주었습니다.


언젠가 강원도 태백으로 출장을 갔었는데 이곳의 식당에서는 밥과 반찬이 나오기 전에 싱싱한 배추를 양푼에 담아 먼저 내어주더군요.

어찌나 아삭아삭하고, 달고, 고소한지 마치 과일 같았습니다.

아... 이래서 고랭지 배추가 맛있다는 것이었구나 실감을 했습니다.


고랭지 배추가 맛이 있고 품질이 좋은 이유는 서리를 맞고 자랐기 때문이랍니다.

곡식과 과일과 온갖 채소가 자라는데 있어서 햇빛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서리가 알곡을 만드는 것입니다.

진부령 덕장에 황태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최고의 상품으로 완성되어가지요.


살다 보면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내 안에 가시가 너무 아파서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시와 고난 그리고 도전은 서리와 같이 나를 알곡으로 만듭니다.


잘 넘었으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게 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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