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 가는 식당

by 이종덕

벌써 몇년째 해마다 연말이 되면 아내와 딸은 남대문 시장을 순례를 해왔다.
꽃시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품을 사고 그릇상가며 수입품매장을 돌아다니다가 그 이름도 유명한 "희락"에서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 저것 시장에서 산 물건들을 바리 바리 양손 가득 들고 커피점에가서 다리를 쉬게 하며 지난 일년간 서로 다투고 맘상했던 일들을 총정리하면서 서로 사과를 한다고 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남자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않는 오묘한 관계다.

매일 싸우는것 같기도 하고 어떤때는 그렇게 친하고 동감하는 동업자 같기도 하고....
얼마전 겨울에는 딸아이가 사위와 함께 아프리카에 나가 있게 되는 바람에 이 연례행사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아내는 아내대로, 딸은 딸대로 이 연말의 리추얼이 그립고 아쉬워서 올 겨울에는 꼭 가야지 하고 고대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모처럼 포근한 주말아침.
이번에는 온식구가 남대문 시장으로 총출동을 하게 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우리 가족은 시장투어의 첫번째 일정을 "희락"에서 갈치조림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는것으로 시작했다.

갈치의 살을 발라먹고, 맨입으로 먹어도 전혀 짜지 않은 무조림으로 밥을 먹다보니 밥한그릇이 언제 다먹은지도 모르게 없어져 버렸다.갈치조림 양념에 밥을 비벼서 굽지 않은 생 김에 싸먹는 맛은 정말 새로운 조합이었고 환상의 마리아주(음식의 궁합, 프랑스말)였다.

연말을 앞두고있어 가뜩이나 번잡한 시장이 정신없이 복잡 했지만, 온종일 스폰서 노릇을 하느라 지갑이 텅 비어 버렸지만 사람사는것 같아서 피곤함 마저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