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가을 바람이 많이 부는 토요일에 모처럼 골프를 치러 횡성까지 갔다.
티업 시간이 여유가 있어 일행들이 비싼 클럽하우스에서 점심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어서 막국수로 점심을 때웠다.
사실 나는 막국수 맛있는지를 잘 몰랐다.
텁텁하고, 면발도 거칠면서 툭툭 끊어지고... 그러다가 투박함속에 숨은 묘한 구수한 맛을 알게 된지는 얼마 안 된다. 무엇보다 먹고 나서 속이 편하고 개운하다.
막국수와 감자전은 강원도 향토음식으로 척박한 땅에서 그나마 잘 자라는 메밀과 감자로 주린 배를 채우던 구황식품이다.
메밀로 뽑은 국수중에 대표적인 것이 냉면과 막국수인데 둘 다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긴 하지만 여름보다는 겨울철 별미이다.
모리소바라고 불리는 일본식 메밀국수와는 국물의 맛과 먹는 방법이 판이하게 다르다.
멸치다시 간장 육수에 무즙과 와사비를 풀어 면을 적셔먹는 들큰한 맛의 일본식 모밀국수와는 달리 동치미 국물에 말아 김치 고명과 김가루 그리고 통깨를 뿌려 후루룩 먹는 막국수의 맛은 소박함 그 자체다.
감자전은 생각보다 만들기가 어려운 음식이다. 생감자를 강판에 곱게 잘 갈아야 하고 색깔도, 모양도 그리고 바삭하진 않지만 적당한 부드러운 점성을 유지하며 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과 구수함은 밀가루 부침개와는 다른 차원의 맛이다.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어서 이쪽 지역에 골프를 오면 오전 골프땐 "다래 막국수"에서 막국수를 먹고 오후 골프땐 횡성 한우를 먹고 온다.
골프도 못 치는데 먹기라도 잘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