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지 한 달이 지났고 벌써 설 밑이다.
알게 모르게 새해를 맞이하는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새해 첫날에 온종일 스마트폰이 알림 신호를 울려댔다.
카카오톡으로 문자로 그리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새해인사와 덕담이 들어왔다.
나도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새해인사를 올려 친지들에게 새해 첫인사를 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이 급속하게 줄어들더니 올해는 단 한 장의 카드도 받지를 못했다.
물론 나도 카드를 생략하긴 했다.
해가 바뀌면 그냥 지나기가 섭섭해서 부모님도 찾아뵙고, 설날이 따로 있긴 하지만 떡국도 끓여먹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12월 31일은 작년이 아니고 그냥 어제가 되어버렸다.
부모님께도 안부전화로 새해인사를 갈음했고 딸과 사위가 찾아오겠다는 걸 길도 미끄럽고 추우니 오지 말라고 거절을 했다.
그러다가 하도 섭섭하다고 해서 딸 집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 새해 환담을 나누게 되었다.
핫케익과 레모네이드 그리고 핸드메이드 빵 몇 조각을 먹으며 오랜 시간 동안 한가롭게 얘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남시에 있는 "도레 도레"는 널찍한 매장과 순수한 빵맛이 마음에 들어 자주 가게 되는 새로운 스타일의 베이커리 카페이다.
우리 가족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혹은 간단한 스낵을 즐기며 새해 첫날을 보내는 모습이 조금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는데
이것이 아마도 세월이 흘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문화인 것 같다.
이제 다음 주면 설인데 주부도 아니면서 명절이 참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먼 곳으로 고향을 찾아가는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인사해야 하고, 선물 준비하고, 세뱃돈과 부모님 용돈도 챙겨 드려야 한다.
고작해야 일 년에 두세 번이긴 하지만 온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형수의 수고도 부담스럽다.
설음식이래 봐야 이미 특별한 음식이 아닌지도 오래되었는데 그걸 장만하려면 꽤나 고생을 할 것이 뻔해서이다.
나는
시간이 흘러 집안에서의 대소사를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되면 아이들에게 명절 해방을 시켜줄 생각이다.
한 달에 한 두 번 맛집을 찾아 가족 외식을 하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명절 연휴에는 각자 알아서 여행을 가던, 아니면 푹 쉬며 영화 보고 책을 읽던 각자의 길을 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