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으로 사랑하는 조카 내외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친자식 같은 마음으로 지켜보던 아이들인데 어느덧 이 아이들도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남매를 키우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안정된 직장도 가지고 있고 아이들도 잘 키워서 늘 보기에 좋았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이 땅에 젊은이들의 현실이 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주거문제로 인해 서울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외곽에서의 삶과 애들이 커가면서 다가오는 교육문제 그리고 누구도 피해가기 어려운 조기퇴직.. 뭐 하나 만만한 것이 없고 확실하지 않은 미래가 이들을 고민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불확실성과 어중간함을 오래전부터 그들이 생각해 오던 꿈과 과감히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울도 시골도 아닌 어중간한 교육환경과 치열한 교육경쟁 언젠가는 닥치게 될 일자리의 상실과 그에 대한 불안을 꿈을 일찍 실현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아이들을 아이들답게 아이 위주로 키우고 당장은 힘이 들지라도 삶에 방점을 과감하게 바꾸어, 사는 것 같은 삶을 향해가는 조카 내외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이들은 이제 새봄이 되면 제주도로 떠날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계획으로 일단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 생각이 차곡차곡 잘 진행이 되면 몇년 후에 제주도에는 아주 맛있는 우동 가게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오면서도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어 왔다는 우동 가게 주인장이라는 소박한 꿈을 가슴속에 간직해왔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몇 년 전
딸과 사위는 결혼을 하자마자 신혼의 1년을 다 내려놓고 아이가 생기고 더 늦으면 못할 것 같다며 에티오피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기후와 해충과 빈곤 그리고 안락할 수도 있었던 신혼의 미련과 그리움... 모질고 험한 환경 속에서 1년을 버티고 그리고 보람되게 돌아왔습니다.
이 아이들은 지금도 아프리카의 꿈을 버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에 일이려니 했던 일들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 부부에게 진정 격려에 박수를 칩니다.
제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꿈을 향해 한 발자국도 띄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제가 쓴 글처럼 어중간함과 타협하며 살다가 어중간한 나이가 되어버렸고 그것이 회한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