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에 올랐습니다.
높이 오를수록, 산이 깊어질수록 어제 내린 눈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오랜만의 아침 산행이라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지만 알싸한 겨울 새벽 공기가 잠들어있던 온몸의 세포들을 하나하나 깨우는듯한 느낌입니다.
추운 날씨지만 상쾌합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눈 내린 우면산을 볼 때마다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내 기억력이 짧아서일 까요 아니면 워낙 아름다워서 일까요... 오늘 아침, 겨울의 끝자락에 서서 여우비 내리는 여름날 오후를 생각하며 대성사 쪽으로 발걸음을 옯깁니다.
어둑어둑한 새벽에 발걸음을 내딛었는데 어느새 환하게 아침해가 떠올랐습니다. 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이 그리운 사람을 그리게 합니다.
저 멀리 남태령고개를 넘어 출근하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반대편으로는 서초동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땅이 꽁꽁 얼어붙어 아스팔트 바닥처럼 딱딱합니다. 뜨거운 여름이 있었나 싶고,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새싹이 돋을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겨울엔 초록이 그립고 여름엔 더위에 지쳐 어서 겨울이 왔으면 바라면서 속절없이 세월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