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잃다.

by 이종덕

뽀얗게 먼지가 내려앉은 통기타의 먼지를 털어내고 풀어질 대로 다 풀어진 기타 줄을 애써 맞추었습니다.


김광석에 "사랑했기에"를 듣다가 불현듯 노래가 부르고 싶어 졌습니다.

아마도 감정이입이 된 듯 싶습니다.

얼마만인가요.. 기타를 잡아본지가.

당연히 코드가 제대로 잡히질 않습니다. 맑고 선명한 , 내가 기대했던 소리가 나질 않습니다.

기본 코드인 F코드를 잡고 튜닝을 해보니 소리가 둔탁합니다. 여섯 줄을 다 잡아줘야 하는 검지 손가락이 기타 줄과 제대로 붙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지요..

손가락에 굳은살이 다 없어져 줄을 정확하게 잡아주질 못하고 기타줄이 살을 파고들어 아프기만 합니다. 손목의 움직임도 둔하기만 합니다.

카포를 사용해 쉬운 코드로 바꿔 다시 시도를 해봅니다.

이번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습니다. 갈라지고 쉰소리가 납니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고 음정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기타도 내 노래도 너무 오랫동안 그냥 내버려 두었던 것입니다.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많다 보니 잃어버린 것도 함께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내 스스로 듣기에도 부드럽고 편안했던 내 노래를 잃었습니다.

잃은 것 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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