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대성사 앞마당에 있습니다.
꽃샘추위가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나 상쾌하고 바람이 청신한데 혈액순환이 잘 되서인지 허벅지가 가렵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예술의 전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스님 한 분이 종이컵에 녹차를 건넵니다.
이분.. 아침산책 때 서너 번 마주치며 눈인사를 나눈 분이고 작년 늦가을에도 차를 한잔 얻어먹은 일이 있습니다.
잠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겨우내 건강하셨는지요?" "네 얼어 죽지 않고 잘 지냈습니다."
추운 날씨지만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에 눈을 바라보며 종교에 상관없이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의 깊은 눈빛을 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아침마다 산에 오르는 걸까?
건강하려고? 그래서 오래 살려고?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나는 아침마다 산책을 하며 목욕탕에 가는 마음으로 출발을 합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그리고 산 밑을 내려다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마음을 씻을 수 있는 시간 이기 때문입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여린 새싹이 움트고 있습니다.
이제 날이 갈수록 숲은 우거지고 숲길은 좁아질 것입니다.
오늘 아침
오늘 온종일 지금처럼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씩 이런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