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포커페이스이고 싶다.

by 이종덕

술을 마셔도 도무지 얼굴에 표시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량에 세고, 적고를 떠나 얼굴이 빨개 지지가 않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낮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나 같은 경우는 얼굴이 빨개지고 술 마신 티가 그대로 드러나 오후의 외부 일정이나 회의가 낭패를 보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술뿐만이 아니고 말 그대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옛날에 친구들과 포커를 할 때 패를 읽혀 돈 많이 잃었습니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속 마음을 들켜 협상이나 계약 같은 일이 너무 어렵습니다.

인터넷에 참 많이 돌아다니는 스티븐 시걸의 감정 차트입니다. 참 알 수 없는 똑같은 표정입니다.


속마음을 숨기고 안 그런 척하고 기분이 엿같아도 윗사람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냥 미소를 잃지 않아야 직장생활이 순탄할 텐데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이 무너져도 가족들 앞에서는 포커페이스입니다.

함께 힘들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괜한 걱정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앞에서는 늘 든든하고 강하고 믿음직한 가장이고 싶어서입니다.


이래 저래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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