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비결

by 이종덕

우리은행 여자 농구팀이 통합 4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만년 꼴찌팀이 전력에 특별한 보강 없이 최강팀이 된 것입니다.


스포츠 뉴스를 보다가 그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을 보게 되었는데 우승을 축하하는 세레머니 중 재미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감독을 헹가레는 장면은 똑같았지만 그 후에 감독을 코트에 내려놓고 선수들이 감독을 발로 밟는 세레모니가 연출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말 그대로 세레모니기 때문에 대부분 밟는 시늉만 했겠지만 감정이 실린 발길질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꼴찌가 일등이 되기까지는 위성우 감독의 훌륭한 리더십과 혹독한 훈련, 그로 인한 선수들의 피땀 흘리는 고통이 수반되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 불만이 없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승의 감격은 그런 일들을 한 번에 잊게 해주는 커다란 선물이고 그들은 감독을 밟는 세레모니를 통해서 쌓여있던 앙금을 상징적으로 풀고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라고 보였습니다.

웃으면서 발길질 세례를 받는 감독의 얼굴은 조금의 모멸감도 없었습니다.

다음 시즌을 위해 또다시 시작될 훈련의 밑거름이고 선수들의 팀워크를 다지는 이 또한 감독으로서의 작전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엄하고 혹독하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감독. 자신이 선수였을 때의 입장을 잊지 않고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감독...

지금 선수들의 마음속에는 원망보다는 기쁨이 그리고 리더에 대한 존경심이 훨씬 크게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은행의 행장은 훈련장이던 경기장이던 틈만 나면 찾아가 현장을 보며 관심을 표하고 격려했다고 합니다.

윗사람이 관심을 표하고 그 과정을 알고 있으면 그래서 우승의 값어치가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이해하면 선수들을 아끼고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절로 우승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책상에 앉아 모든 것을 페이퍼로 판단하는 리더, 농구를 전혀 모르는 프런트의 보고로 판단하는 리더, 그래서 현장을 전혀 모르는 리더는 조직도 실패를 하고 자기 자신도 리더로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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