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일

by 이종덕

환갑이 낼모레 인데도 나는 아직도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입에 밴 단어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어머니보다는 엄마라는 호칭이 훨씬 더 친근하고 다정 다감한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 엄마가 85세 생신을 맞으셨습니다.

작년까지는 부모님 생신이면 형제들이 모두 모여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함께하고 용돈을 챙겨드리고 했었습니다.

최근에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부쩍 거동이 힘들어지셔서 이번 엄마 생일은 각자 시간 나는 대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불편하신 중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셨고 무척 즐거워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차 가지고 왔지? 나가자... 이번 니 엄마 생일은 내가 해주고 싶구나"

순간 마음이 찡하게 아파왔습니다.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부부로 해로하시며 지금까지, 여기까지 오셨고 늙은 아내의 생일을 몇 번이나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셨을 테지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이 따뜻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들의 마음에 아프게 다가왔던 것입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엄마의 생일이었습니다.


다음날 나는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내 딸 내외와 손주 녀석을 기쁨조로 파견했습니다.

손녀와 손녀사위와 그리고 증손주의 재롱을 보시며 더 없이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오늘따라 하늘이 높고 높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으로 존경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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