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나무 그늘 아래서 개고기를 먹다.

by 이종덕

5월 하순인데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 하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오늘은 그나마 시원한 날씨입니다.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뒷산에 내가 몇 년째 단골로 다니는 개고기 식당이 있습니다.

오늘 점심에는 누적된 스트레스도 풀고 때 이른 더위에 미쳐 적응치 못해 지친 체력도 보충할 겸 해서 몋몋 직원들과 함께 개고기와 함께 낮술을 거나하게 했습니다.

산속의 개고기집은 당연히 공기도 맑고 바람도 시원합니다.

식당의 넓은 마당 한편에는 아주 오래된 마로니에 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잎이 무성하여 나무 밑 평상은 그야말로 고기 먹으며 소주 먹고 잡담을 나누기에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마로니에...

옛날에 서울대학교가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기 전인 동숭동 시절에 혜화동에서 동숭동에 이르는 가로수길은 온통 마로니에 나무가 가득했었고 가을이 되면 큼직한 마로니에 낙엽에 시를 쓰거나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던 정말 낭만적인 나무입니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칵테일 사랑"이란 노래를 부른 그룹의 이름도 마로니에입니다.

마로니에는 낭만적인 나무인 것입니다.


오늘

마로니에 그늘 밑에서 개고기를 먹으며 이게 뭔가 맞질 않는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그냥 좋으면 된 것이지요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에 시를 읽던 낮잠을 자던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 점점 커져 갑니다.

내 삶을 살자는 생각이....

할 만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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