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피트 라인

by 이종덕

타자가 태그를 피하기 위해 쓰리피트라인을 벗어나 뛰면 아웃입니다.

쓰리피트 아웃이 없었다면 아마도 야구경기는 개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타자와 이를 쫓는 수비수의 술래잡기가 되어 버리겠지요.


벗어날 수 없는 삶이 답답했습니다.

길을 벗어나면 길을 잃을 것 같아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1루부터 홈까지 정해진 길과 범위를 잘 지킨 것이 속박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자유롭기도 했습니다.

9회 말 까지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룰을 지켜야겠지요.


쓰리피트라인에 길들여진 몸과 마음이 휴일임에도 안락한 소파보다는 조그만 책상과 걸상이 놓여 있는 작은 방에 익숙합니다.

세수도 안 하고 잠옷바람이지만 여전히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책을 뒤적거리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득,

방구석에 놓여있던 우쿨렐레의 줄을 맞추고 통통통 노래를 불러봅니다. 멕시코 연가인 The more I love와 하와이안 웨딩송 같은 오래된 노래를 불러보는데 역시나 목소리도 악기의 소리도 맛이 갔습니다

손가락의 굳은살이 없으면 코드가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맑고 선명한 소리도 나질 않습니다.


옛날에 통기타를 처음 배울 때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아물고 그러면서 굳은살이 박혔습니다.

쓰리피트 라인은 굳은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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