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고 일어난 늦은 아침 커피 한잔으로 남은 잠을 깨우고 집안을 어슬렁 거립니다.
베란다에 나갔다가 흠칫 놀랐습니다.
"어 우리 집에 이런 곳이 있었나?"
매일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고 늦게 들어와 밥 먹고 잠자기 바쁘니 집안에 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커피 한잔을 마시려 해도 커피머신의 작동법을 몰라 마누라에게 구박을 받습니다.
집안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곤 똥 누는 일뿐이라고 말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식구들이 모두들 나가고 혼자 있는 시간...
아내는 청소하고, 빨래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가꾸며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베란다에는 잘 가꾸어진 작은 나무들과 화분들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나뭇잎 하나하나 먼지 하나 없이 싱싱하게 반짝입니다.
한참을 베란다에 서서 꽃과 나무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여기에 쏟았을 아내의 정성과 손길과 그리고 그 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열 번을 넘게 이사를 다녔습니다.
이제,
다음번에 이사를 할 때는 마지막으로 죽을 때까지 살 집으로 한 번만 더 이사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뜨락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가 아닌 나와 함께 가꿀 뜨락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