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자리가 좀 길어졌습니다.
퇴근 무렵이 되었는데 약간 애매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취기는 어느 정도 가셨지만 운전을 하자니 찝찝하고 대리운전을 하기에는 왕창 취한 게 아니어서 돈이 아깝고...
초가을 저녁 산들바람이 부는데 갈 곳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사우나에 가서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며 술 깨기를 기다릴까? 생각하다가 예술의 전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행운은 우연히 오는 것처럼 참 좋은 힐링의 시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해 질 녘의 우면산에서 내려오는 선선한 바람과 많은 사람들 그리고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회, 푸드트럭과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는 젊은 연인들까지 마치 축제에 온 것 같았습니다.
세계 음악 분수에서 분수쇼도 보고 마침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공짜 음악회도 구경했습니다.
출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저녁을 달라고 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 같아 푸드트럭에서 햄버거와 맥주 한 캔을 사서 계단에 앉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차차...
맥주 한 캔을 다 마시고 나서 술 깨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한 캔 더...
어쨌든
가을밤은 깊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