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by 이종덕

오래전 일입니다.

회사에서 교육업무를 맡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법정교육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교육으로 오해를 하여 일부 교육생들이 소란을 피우며 방송국에 제보를 했습니다.

기자들이 몰려왔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소란이 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했고 교육의 취지와 정부에서 승인된 내용의 교육임을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은 이해를 하고 돌아간 듯했고 교육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그날 저녁 나는 9시 뉴스를 보다가 경악을 했습니다.

화면에는 일부 몇 명이 항의하는 장면과 내 인터뷰 내용 중 죄송하다는 말만 교묘하게 편집되어 왜곡된 보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즘 부정청탁방지법에 대한 공익광고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한 남자가 봉투를 내밀며 "왜 이래 이 사람아 손 부끄럽게 괜찮아"라고 합니다.

"받겠습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하며 정중하게 거절을 합니다.

이 장면이 녹취가 되고 편집이 되면 이 사람은 부정청탁에 대한 대가성 뇌물을 받은 게 됩니다.


말을 조심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화를 하면서 "염두"를 두어야 하는 서로가 서로를 못 믿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도 여직원들이 있으면 무지하게 조심하게 됩니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의 수위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상대방이 성희롱이라고 느끼면 그냥 성희롱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쩌다가 이리되었을까요?

창 밖이 어둑어둑 해 졌습니다.

밝고 따뜻한 새해를 기대해 보며 올 마지막 퇴근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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