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전화도 없이 불쑥 어머니 집에 들렀습니다.
마구잡이로 쳐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어디 있겠습니까?
90세 아버지와 85세 어머니가 소박한 저녁식사를 이제 막 드시려던 참이었습니다.
"엄마 나도 밥 주세요"
어머니가 갑자기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밥 한 그릇만 있으면 된다고 해도 계란 프라이 하시고 국을 데우고 김치 포기를 새로 꺼내 썰어 놓으십니다.
냉장고에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꺼내 놓으십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들었던 수저를 내려놓으시고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려고 새로 차려지는 밥상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얼마만인가요?
어머니가 차리신 밥상을 아버지와 겸상을 한지가...
많이 많이 먹었습니다.
아버지가 남기신 밥까지 다 먹었습니다.
좋아하실 것 같아서 그리 했습니다.
밥을 먹으며 최순실 얘기며 손주 얘기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까마득한 추억이군요
아주 옛날에 일상이 마음속에 귀한 추억이며 진한 그리움이었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따뜻했다가 허전했다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