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이미자 할머니가 꽃 같은 젊은 시절에 부른 "동백아가씨"라는 노래입니다.
내가 어린 시절 어머니 아버지가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 가사도우미 언니가 함께 살았었는데 그때는 가사도우미를 "식모 언니"라고 부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쨌든 얼굴도 가물가물 하지만 식모 언니는 청소를 하며, 빨래를 하며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를 기가 차게 구슬프게 잘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내가 가사를 기억할 정도로 정말 매일매일 시도 때도 없이 이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에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 추운 엄동설한에 올해도 어김없이 꽃망울을 맺더니 몇 송이가 만개했습니다.
정말로 무슨 사연이 있길래 화창하고 따뜻한 봄을 버리고 살을 에이는 추위 속에 꽃을 피우는지 그 사연이 궁금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동백꽃을 보려 베란다에 나가봅니다.
이 동백나무는 5년 전에 돌아가신 장모님이 키우시던 것을 우리 집으로 데려와 아내가 애지 중지 정성을 들여 키우고 있는데 한해도 어김없이 요맘때면 활짝 핍니다.
막내사위인 저에게 아들 같다며 따뜻한 사랑을 주시던 장모님의 인자하신 얼굴을 뵙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