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밥 먹고 맹물 마시며

by 이종덕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씨인 것 같습니다.
움직이면 땀이 납니다.
입맛을 잃을 계절인데도 삼시세끼 참 잘 챙겨 먹습니다.
오늘 같이 더운 날에는 거칠고 토속적인 음식이 부담이 안 가고 좋습니다.

길을 가다가 밥때가 되어 식당에 들어갔는데 곤드레밥에 나물반찬과 청국장찌개를 내어줍니다.

시래기 된장무침과 한창 제철인 가지무침이 입맛에 참 잘 맞습니다.

청국장과 함께 먹는 곤드레밥 정말 맛있네요.

나물반찬을 맛있게 먹고 나니 생뚱맞긴 하지만 孔子님이 論語에서 말씀하신

“나물밥 먹고 맹물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자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다. 옳지 못한 부나 귀는 내게 있어서 뜬구름과 같다"는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이 말씀을 새겨보면 요즘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요.

공관병들을 노예처럼 부린 육군대장 부부입니다. 그들의 악행은 너무 많아서 이루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은 그들의 공관에는 대형 냉장고가 10개나 있었고 음식이 넘처나 썩어버리는 것도 부지기수였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산해진미도 귀하지 않으면, 흔해빠지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쯤 되면 이 사람들은 도덕적 해이를 떠나서 정신질환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저장강박증, 디오게네스 증후군.. 뭐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한다지요.


물론

저도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이렇게 먹은걸 자랑질하며 글을 쓰기도 합니다만 구태여 변명을 한다면 저는 취미와 능력의 범위를 절대 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언젠가도 글로 쓴 것 같은데 음식을 통해서 공감하고 추억하는 것이 제가 음식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점심에 과식을 했고 무더운 날씨임에도 오후 내내 속이 편안합니다.

잘 맞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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