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에 대한 이승엽의 생각

by 이종덕

이승엽은 누구나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야구선수입니다.

그리고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3일 그는 올 시즌 22호 홈런을 치며 아직도 녹슬지 않은 힘과 기량을 보여 주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내 눈에는 그냥 평범한 홈런이 아니었습니다.

엄청난 파워가 뒷받침이 된 빨랫줄처럼 뻗어 나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이었습니다.


그날 경기 후 이승엽 선수가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감동과 공감을 줍니다.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봅니다.



정(정철우) : 오늘 홈런 대단했어요. 진짜 은퇴하는 게 아깝게 느껴지는 홈런이었습니다

이(이승엽) : 에이, 그냥 얻어걸린 거죠.

정 : 너무 겸손한 것도 좋지 않습니다. 맞는 순간 직선타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넘어가더라고요. 대단한 홈런이 맞습니다.

이 : 솔직하게 말하면 저도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걸 보니 이제 정말 은퇴를 해야 할 때가 됐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정말 은퇴가 확고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됐습니다.

정 : 기분 좋은 홈런을 쳤는데 왜 은퇴를 확신해요. 그럴수록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 홈런 하나 치고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안 그랬거든요. 하나를 쳐도 더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 노력할 수 있었죠. 이젠 달라졌더라고요. 홈런 하나 쳤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 정말 은퇴해야 하는구나'하고 느끼게 됐습니다. 이제 홈런 하나로 만족이 되더라고요. 됐다고 하는 순간 나태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나태한 모습으로 시간을 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은퇴 시기를 참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연임에 목을 매는 리더들이 생각해봐야 할 얘기입니다.

언제, 어떻게 떠나야 하는지,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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