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양심선언이 배신일까?

by 이종덕

우리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조직문화 속에서 살고 있고 上命下服은 조직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上命下服은 조직의 부당함을 덮고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올바른 의견 개진이나 불의함에 대한 지적은 물론 상사의 부조리를 알고도 모르는 채 하게 만드는 것이 까라면 까라는 상명하복입니다.

불이익을 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을 닫고 맙니다.

심지어는 바람이 불기도 전에 미리 누워버리는 풀잎처럼 알아서 기기도 합니다.


검찰, 문화예술계.. 곳곳에서 "미투"라는 것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습니다.

상사로부터 당한 성추행을 밝히는 것이 여자로서 얼마나 수치스럽고 힘든 일인지 짐작이 가기에 그들의 용기가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은폐하기에 바쁘고 무슨 목적이 있어 그리한 것처럼 매도를 하기도 합니다.

조직을 배반했다고 합니다.

어디 성추행뿐이겠습니까?

인사비리, 공금횡령, 권한의 남용 그리고 갑질까지.. 내부고발이나 양심선언이 없으면 외부에서 알 수도 없고 그대로 지속되는 일들을 수없이 목격하게 됩니다.


내부고발자는 배신자로 낙인을 찍히고 불이익을 보게 되며 주홍글씨가 써집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내부고발에 대하여 “암행어사가 하는 일이나 상관이 하는 패악한 행정에 대하여 목민관은 상부에 보고하여 바로잡게 해야 한다. 명(明) 나라에는 그렇게 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오로지 체통만 따지느라 상관이 비록 불법을 저질러도 목민관은 감히 한마디도 말하지 못해 백성들의 초췌함이 날로 더해진다(御史所爲及上司所爲弊政 守令能上章極論 大明之法 猗其善矣 我國專視體統 上司所爲 雖橫濫不法 守令不敢一言 民生憔悴 日以益甚矣:禮際)”.. 내부자 고발의 정당함이 인정받아야만 공직자들의 패악한 행정이 바로잡아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上司以非理之事 强配郡縣 牧宜敷陳利害 期不奉行:貢納".. 상관의 잘못에 조건 없이 따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부당함을 알렸는데 부당함을 덮어버리고 오히려 그 사람을 징계하는 리더의 잘못은 점점 진화하여 후에 더 큰 봉변을 당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내부자 고발을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합니다.

정약용 선생은 벌써 200년 전에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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