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by 이종덕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지겹게 긴 장편소설입니다.

3-4년 전 여름휴가 때 인내심을 가지고 억지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첫사랑인 여자와의 사랑이 부모의 반대로 깨진 후,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결혼생활이 그녀의 남편이 앵무새를 잡으려다 추락해 죽어서 끝날 때까지 51년 9개월 하고도 4일을 기다리는 얘기입니다.

그때 책을 읽으며 만약에 어떤 놈이 내가 죽을 때까지 마누라를 기다리고 있다면 내가 죽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얼른 데려가도 좋다는 장난 섞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부부로 산다는 것이 때론 밉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지만 서로 세월에 물들어 가며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 여주인공 “페르미나 다사”는 결혼생활을 하며 매일 밥을 해야 하는 일을 종신형 선고를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주말에는 아내가 밥을 안 해줍니다.

아마도 스스로 종신형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가까운 곳에 나가 외식하고 라면 끓여먹고, 치킨 배달시켜 먹고.. 이런 식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 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전화했더니 되게 좋아합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느닷없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 줄거리가 떠올라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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