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매사에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는 요즘이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아침이 개운하질 못하다.
미세하게 아주 조금씩 조금씩 다운되어지는 느낌에 자주 거울을 보게 된다.
전에는 성가대에서 하이 테너도 무리 없이 소화했는데
요즘은 어쩌다 직원들과 노래방에 가서 평소에 마음에 두었던 발라드라도
한곡 폼나게 할라치면 서너 키를 내려서 해야 간신히 부를 수가 있다.
골프를 칠 때도 가뜩이나 운동신경이 좋질 못한 데다가 이제는 파워마저 떨어져서
세컨샷은 늘 내가 제일 먼저 치게 된다.
그럼에도 한 가지 좋은 점은 남하고 언쟁하기가 몹시 귀찮아졌고 그로 인해
내 평생의 고민이었던 혈기를 부리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데 잘 던지던 선발투수가 뒤이어
나온 구원투수가 자신의 승리를 날려버리자 더그아웃에서 물통을 던지고 쓰레기통을
걷어차는 만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생중계되었다.
구원투수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는가? 어떻게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할 수가 있는가?
몹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내가 살면서 얼마나 저런 짓을 서슴지 않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얼굴을 뜨겁게 했다.
노여움이나 화병은 노년의 천적이라고 한다.
욕심과 시기와 질투 그리고 그로 인한 노여움은 이제 내 삶의 근처에 두고 싶지 않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