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덕 Jun 22. 2018

느닷없이 생선구이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회사에 가기 싫었습니다.

회사에 적당히 얘기를 하고 아내와 길을 나섰습니다.

당일치기로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동해바다를 보기로 하고 속초로 차를 몰았습니다.


땡땡이.

옛날에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참 매력적입니다.

불량학생은 불량 직장인이 됩니다.

속초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먹거리가 많은 곳이니 무얼 먹을까 고민이 됩니다.

갯배 선착장의 생선구이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지만 속초에 오면 싱싱한 회를 먹어왔기 때문에 생선구이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적당한 집을 골라 생선구이와 가자미회 무침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석쇠에 구워먹는 여러 종류의 생선이 참 맛이 있습니다.

사실 생선구이는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생선이 신선하고 간만 잘 맞추면 맛있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먹어왔던 오래된 음식이기도 합니다.

선사시대의 유적지에서도 생선뼈가 종종 발견이 되고 조선시대의 여성 생활 백과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생선을 굽는 여러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옛날에 내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 밥상에는 두툼하고 먹음직스러운 생선 가온데 토막이 올려져 있었고 할아버지는 적당히 드시다가 어린 저에게 슬며시 주시곤 했던 생각이 납니다.

무식 반어(無食反魚)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선을 뒤집어 먹지 말라는 뜻인데  아랫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생선을 뒤집어 뼈만 남도록 먹어치우지 말라는 배려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초여름 바닷바람을 맞으며 쪽빛 바다 구경도 하고 속초중앙시장에서 이것저것 장도 보았습니다.

아내는 무엇을 사든 지 딸네 집 것 까지 두 꾸러미씩 사는군요.

만석 닭강정도 두 박스를 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금 피곤합니다.

그래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딸네 집에 들러 한 보따리 내려주고 집에 왔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를 통째로 먹는 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