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서 삼립빵 공장에 다녀왔습니다. 어릴 적 즐겨먹던 크림빵을 만드는 곳이지요.
지금은 어마 어마하게 큰 오븐으로 빵을 굽지만 회사 마당 한켠에 옛날에 쓰던 벽돌로 만든 빵 굽는 화덕을 원형 그대로 설치해 놓았더군요.
전 직원이 오가며 그 화덕을 보고 창업정신을 되 세기라는 의미랍니다.
혁신이란 이름으로 무조건 바꿔대고, 전임자의 자취를 지우려고 하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으로 느껴집니다.
자신도 머지않아 전임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과 선배들의 치적 위에 숟가락 하나 올려 놓았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 없는, 전통이 무시되는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기 쉽습니다.
반면에 전통을 고수하느라 혁신을 소홀히 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내 호주머니 속에는 몇 년째 아이폰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간단한 업무처리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언론에서 본 애플사는 참 좋지 못한 기업입니다. 사회공헌도 없고, 일자리 창출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제조는 물론 마케팅 까지도 모두 외주를 줍니다.
만약에 애플 같은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었다면 한방에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이유 없는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매우 깊어 보이고 나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없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든 위대한 기업"이라는 혁신성에서 찾습니다. 배려는 없었지만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은 것도 소비자들에게 잘 어필되어 있다고도 합니다.
혁신과 원칙... 애플을 지탱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조직을 재편하려고 시도를 합니다. 그러다가 다 해놓고 보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사심의 개입과 부서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기 포지션에 대한 기득권을 지키려는 인식도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전통을 지키며 혁신하는일.... 아주 어려운 리더의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