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by 이종덕

숙부님들 모시고 강화도에 다녀왔습니다.

오래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입니다.

강화도 제적봉 평화전망대는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다 건너 손이 닿을 것 같은 저기 어딘가가 돌아가신 아버님과 숙부님들이 유소년 시절을 보내던 개풍군 대성리입니다.
직선거리로 2.4km밖에 되질 않습니다.

망원경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이 더 가까이 고향 동네를 살피시려는 숙부님들의 모습이 참으로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아버지를 함께 모시고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분들은 보수고 진보고 관심 없습니다. 그냥 고향땅 한번 밟아보시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아버지도 평생을 고향마을 미루나무를 그리고 또 그리시다가 그 소망을 못 이루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모두들 좋아하시면서도 안타까워하십니다.
숙부님들의 얼굴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씩 섞여 있습니다.

아버지를 뵌 듯 합니다.



이제
모두들 연로하셔서 고향집에 가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접으시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질 않습니다.

조금만 노력을 하면 노인들 돌아가시기 전에 고향 한번 다녀오는 일이, 헤어진 가족들이 상봉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은 아닐 텐 대요...


소박하게 마련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소주 몇 잔을 반주로 드시며 어릴 때의 추억과 전쟁통에 고생하신 얘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다시는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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