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이랍니다.

by 이종덕

오늘이 부부의 날이랍니다.


"행복한 결혼은 죽는 날까지 지루하지 않은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앙드레 모두아'라는 사람의 말입니다.

내가 보기엔 이 사람 결혼 안 해본 사람으로 추측됩니다.


부부간에 얘기를 오래 하다 보면 결국에는 다투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한소리 또 하고, 한소리 또 하고 옛날에 서운했던 얘기 끄집어내고 그러다가 언쟁을 하게 되고...

마누라하고 지루하지 않은 긴 얘기를 할 레퍼토리가 뭐 그리 있겠습니까?

연애할 때 실컷 하고, 평생을 같이 지냈는데요.

우리만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부로 함께 오래 살다 보면 입에 발린 얘기는 금방 알게 되고 별 감흥이 없습니다.

마음 씀씀이가, 행동이 더 와 닿습니다.

현찰을 주는 것이 제일 좋고요.


커피 한잔하며 아내와 대화를 합니다.

"여보 오늘 부부의 날이라던데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해?"

(참 시답지 않고 유치한 질문입니다)

"안 해"

(아주 단호합니다)

"나 정도면 괜찮은 남편 아닌가?"

"맞아. 좋은 사람이야"

"근데 왜?"

"딴 여자에게도 기회를 줘야지"


참 사람 빈정 상하게 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나랑 다시 결혼 안 하는 이유가 기발합니다.

(어디서 들은 얘기를 써먹은 거랍니다)


쳇! 나도 됐네 됐어...


나는 평생 툴툴거리고 아내는 틱틱거리며 아직까지는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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