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아파트 뒷산에 올랐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흙냄새가 진합니다. 꽃과 나무는 생기가 돌고 초여름 바람도 싱그럽기만 합니다.
주말 동안 감기 몸살 기운이 있어서 몸이 축 쳐졌었는데 모두 씻겨 내려간 기분입니다.
오랜 세월을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회사일 열심히 하고 승진하며 월급 오르면 내 할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고, 잔잔한 일상의 행복을 놓쳐왔음을 알아갑니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인 소강절의 淸夜吟(청야음)이라는 시에 一般凊意味 라는 시구가 나옵니다.
일반적인 작고 소소함 속에서 찾는 의미라는 얘기지요.
요즘 유행하는 "小確幸"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계절의 바뀜을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며 느끼고, 아침 산책길의 햇살과 바람,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불러내는 베란다의 작은 화단, 여유롭게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친구와의 잡담, 심지어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자꾸 다투게 되는 아내와의 일상도 행복을 줍니다.
얼마 전 사촌 여동생이 하정우 작가의 “걷는 사람”이라는 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참 좋은 글입니다.
오늘 아침에 그렇게 걸었습니다.
이제 나는 그렇게 걸어도 됩니다.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걸으니 꼭대기에 오르는데만 열중하지 않아서 꽃도 보이고 바람도 느껴집니다.
一般凊意味의, 小確幸의 전제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