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공유가 되어야 재미있습니다

by 이종덕


평일에 그리고 경기도권을 벗어나면 그린피가 절반값도 안됩니다.
지난주에 집에서 노는 친구들끼리 라운딩을 했습니다.
한여름 골프..
아무리 싸도 할 짓이 아닙니다. 땡볕 아래서 덥고, 지치고 힘듭니다.


인도어에서는 그렇게 잘 맞던 공이 필드에만 나가면 왜 그렇게 엉망이 되는지...

일찌감치 스코어는 포기를 하고 실없는 농담이나 해대며 그렇게 18홀을 돌았습니다.

사실 라운딩을 하러 갔다기 보단 놀러 나간 거였습니다.

피차 숨길 것 없고 정서 공유가 잘되는 친구들과 어울려 종일 낄낄대며 음담패설하고 양아치들이나 쓸법한 쌍욕도 서슴없이 해대며 그냥 노는 것이지요.


아기가 자라면 놀이를 통해서 엄마가 아닌 사람과 정서 공유의 소통을 하게 되고 놀이에는 재미가 수반됩니다.
환갑이 지났어도 놀이와 재미는 참 즐겁습니다.
라운딩을 끝내고 소맥을 말아먹으며 “빨리 먹어야 빨리 취하지” “맞아 빈속에 먹어야 얼른 취해”하면서 고기가 익기도 전에 서너 순배가 돌아갑니다.
빨리 무장해제를 하고 개판 치며 놀자는 심리입니다.


남자가 늙어도 철이 안 드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놀이와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드물어 지기 때문입니다.
철들려고 애쓸 필요 없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친구들끼리의 대화가 저질이면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 거 얘깃거리가 안됩니다. 그런 거 신경 안 씁니다.
넌 한 달에 몇 번 하니? 그게 되기는 해? 이 자식아 그게 왜 궁금해?
송혜교가 또 남자를 갈아탔다며?
이런 것들이 그날 소맥을 방광이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마시며 한 얘기들입니다.

그래도 즐겁고 재밌기만 합니다.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피곤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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