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요즘 프로야구를 많이 보는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Home에서 출발하여 Home까지 무사히 돌아와야 하는 경기이니까요.
좀 더 좁혀서 얘기하면 야구는 직장생활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홈으로 돌아오기까지 쓰리피트라인을 벗어나면 안 되고 때론 도루도 해야 합니다.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 진루도 하고 홈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하위권에서 헤매는 팀들에 대해 이런저런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베테랑에 대한 홀대, 리빌딩, 신구조화.. 대부분 이런 얘기들입니다.
단장과 감독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후배 총무부장이 밖에서 차를 마시자고 했습니다.
왜 그러는지 저는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1년간 공로연수를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습니다. 아니 전달을 한 것이지요.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평소에 나와 인간관계가 좋았던 지라 굉장히 난처해하며 어렵게 말을 꺼내더군요.
완주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직장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있던 상태였고 후배에게 승진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이미 결심을 한 상태였습니다.“짤리는것도 아닌데, 말 그대로 공로연수인데 괜찮다”. 그렇게 하겠노라고 답을 주며 네가 미안할 일이 아니다.라고 오히려 다독거려 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다가 아웃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오늘 아침 뉴스에 눈이 가는 기사가 있군요.
그때 윗분이 직접 얘기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약간의 불쾌함과 섭섭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습니다. 직접 불러서 차 한잔 하며 수고 많았다고 했으면 총무부장이 그토록 난처해할 일도, 내 마음에 섭섭함도 없었을 것을.. 하지만 어쩌면 그분이 직접 말하기가 어렵고 미안해서 그리 했을 것이라고 이내 마음을 다스리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마음속에는 고마운 직장입니다. 그리고 평생을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떠나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가 후배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