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종덕

무심코 TV를 보는데 '아빠를 부탁해'라는 TV프로가 있네요.
연예인 아빠와 과년한 딸들의 얘기군요. 집집마다 다른 형태의 부녀관계를 보여줍니다.

난 딸에게 어떤 아빠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나오는 아빠들은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렇듯이 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밖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어딘지 모르게 딸과의 관계가 어색하고 갑자기 인위적으로 주어진 딸과의 시간들이 익숙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미 시집을 가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딸이지만 꼭 필요할 때 있어주었나? 함께 고민해주고 힘들 때 다독거려 주었나?... 많은 회한이 남습니다.

중학교 때 영어공부를 시킨다고 올드 팝송을 많이 불러줘서 또래보다 애늙은이를 만들어 놓기도 했고, 훌라를 치다가 감정이 상해 애들처럼 싸우기도 했습니다.
애가 아주 어릴 때에는 유난히도 출장이 잦어서 딸의 생일을 함께해주지 못한일이 많아 마론인형을 사서 시골 우체국에서 소포로 생일 선물을 보내며 마음이 아팠던 일도 생각 나는군요.
대학에 입학해서 술을 마시고 얼굴이 빨개서 몰래 들어오던 일, 남자친구를 사귀는걸 모른 척 했던 일 그리고 이따금씩 성질을 부릴 때 내 자신의 모습이 보여 찔끔했던 일...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훌륭하고 능력 있는 아빠는 못되어도 친근하고 편한 아빠는 되고 싶었는데...

어쨌든 지금도 난 우리 복길이를 참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