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되기 싫었다

by 이종덕

작년 연말 나는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공로연수를 선택했습니다.

공로연수를 하면 각종 수당이나 성과급을 포기해야 하고 밀려나간다는 자존심 때문에 한참을 고민했지만 버텼을 때 부하직원들의 시선과 회사에서 어떻게 나올지 짐작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말이 좋아 공로 연수지 더 이상 회사에서 필요가 없다는 얘기고 후배들이 승진을 하기도 해야 하니 기본급은 줄 테니 조금 일찍 나가라는 것이 공로연수입니다.


그때 내가 공로연수를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꼰대가 되기 싫어서였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든 더 버티려고, 연임을 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던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의 추한 모습과 결말을 보았고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내 일을 예로 들어 글을 써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때를 모르면 꼰대 소리 듣습니다.

때를 놓치면 조롱거리가 되고 추해집니다.


내 포지션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내 자리를 조용히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공로연수 기간도 끝나갑니다.

그때 그렇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나마 월급을 받으며 나는 부담 없이 1년이라는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었으며 그 시간은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내 뒷모습이 추하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