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양평 5일장에 다녀왔습니다.
예전과 달리 양평을 가는 길이 많아졌지만 일부러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옛날 국도로 차를 몰았습니다.
하늘에 뭉게구름과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보며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5일장은 사실 고추를 사기 위해서 떠난 길이었습니다.
결혼 후 30년이 훌쩍 넘도록 양가에서 고춧가루를 얻어먹었었는데 장모님 돌아가신지도 꽤 되었고 어머니도 이제 연로하셔서 당신 드실 것만 마켓에서 조금씩 사다 드시다 보니 고춧가루를 얻어먹을 곳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제 오히려 우리가 어머니도 드리고 딸에게도 나눠줘야 할 입장이 된 것이지요.
잘 마른 태양초를 사서 시장 안에 있는 고추방앗간으로 가져가 곱게 고춧가루를 내었습니다.
난생처음 해 본 경험입니다.
시장 안에는 온갖 먹을거리와 추억의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발길을 오래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짐 보따리가 점점 무거워져 갑니다.
시장 한 모퉁이 좌판에서 정겨운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짚으로 엮은 달걀 꾸러미입니다.
옛날에는 달걀을 다 저렇게 팔았습니다.
국민학교 산수 시간에 달걀 한 꾸러미는 몇 개일까? 하는 시험문제도 있었습니다.
슬슬 시장기가 돕니다.
노점에서 빈대떡과 고기완자 그리고 시원한 막걸리로 요기를 했습니다.
차 때문에 나는 반잔만 먹고 나머지는 아내가 다 마셨습니다. 아쉬움이 남습니다.
배불리 먹었는데 12,000원 냈습니다.
5일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 재미있는 곳입니다.
별것 산 것도 없는데 차 트렁크가 꽉 찼습니다.
왠지 마음이 든든합니다.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