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입니다.
하도 오래 같이 살아 몋주년 인지 손가락으로 꼽아봐야 알겠군요.
결혼을 할 때는 우리 부부가 둘 다 예순 살을 넘긴 모습을, 그리고 살아갈 과정을 상상도 못 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 초로의 모습이 되어 있군요.
TV를 보면 한동안 안보이던 배우가 많이 변해버린 모습으로 나오는 것을 보곤 합니다.
저 사람이 그 사람인가 할 정도로 늙어버린 얼굴과 아무리 화장을 했어도 숨길 수 없는 목의 주름과 체형의 변화가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늙어감을 그리고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의 늙어감을 잘 모르며 살아갑니다.
마음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익숙해 매일 그대로인 줄 아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참 오랜 세월을 함께 왔습니다.
결혼식 때 주례 선생님의 말씀처럼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늘 함께 였으며 내 머리는 반백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외출을 했습니다.
카드사에서 제공해준 바우처로 근사한 곳에서 공짜밥을 잘 먹었습니다.
젊어 보이려고 청셔츠를 입었습니다.
발악을 하는 거지요.
청바지까지 입었다가 조국 패션이 되어버린 것 같아 바지를 갈아입었습니다. ㅋㅋ
함께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TV에 나온 배우처럼 사진을 통해 본 우리의 모습은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아있습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내가 참 곱게 늙었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나를 참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습니다.
고마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