哀歡

by 이종덕

哀歡이란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진 의미지만 아무래도 슬픔이나 애로사항... 이런 의미 쪽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哀歡이란 단어를 직장생활에 붙여봅니다.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애환이 있었습니다.

한 달 넘게 사직서를 품고 다닌 적도 있었고 쓴 소주 한잔으로 스스로를 위로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귀한 선물을 생각하며 수많은 난관을 넘어섰고 내 자존심쯤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올 봄에도, 내 마음속의 哀歡을 또 한번 넘어 섰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가소롭게도 두 가지 면에서 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긴 직장생활 동안 단언컨대 부하직원을 비인격적으로 대하거나 호통치지 않았습니다. 결재를 하거나 업무상 대화를 하면서 딴청을 부리며... 눈을 마주치지 않는 수동적 공격(passive aggression) 같은 야비한 짓을 안 했습니다.

두 번째는 이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은데 30년을 한결같이 이 哀歡이란 놈을 집 현관 앞에서 탈탈 털어내고 절대로 집안으로 묻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어딜 네깟놈이 소중한 우리 가족에게....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어느새 가을이 깊었습니다.
오늘은 얼른 퇴근해야겠습니다. 오늘 저녁 반찬엔 돼지고기 썰어 넣은 김치찌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