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초에 아내는 피아노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때 악보 읽는 법이라도 배우자는 마음으로 짬짬이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온갖 구박을 받으며 간신히 바이엘 상, 하권을 마치고 체르니로 넘어가기 전에 때려치웠습니다.
계속 아내에게 피아노를 배우다가는 이혼을 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ㅎㅎ
운전을 남편한테 배우면 안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40년이 넘은 아내의 낡은 피아노 뚜껑을 열고 “바위고개”를 치며 나지막이 노래를 불러 보았습니다.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님
그리워 그리워 눈물 납니다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
십여 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 쥡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뭡니까?
노래를 부르는데 자꾸만 목이 메더니 눈물이 납니다.
감정을 슬쩍 건드렸나 봅니다.
멜로디가, 가사가 이리도 슬픈지 미처 몰랐습니다.
하긴, 요즘은 드라마를 보다가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청승맞고 주책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요즘 내 마음이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