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한 내 친구 상원이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 녀석 예나 지금이나 세련되고 멋지고 여전히 젊어 보여서 " 너 허리 몇이니?" 했더니 30이랍니다.
얼굴에 잡티도 없고 머리도 검고, 평범한 재킷에 면바지 그리고 백스킨 구두를 신었는데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멋졌습니다.
이 친구는 성품마저도 온유하고 따뜻해서 만날 때마다 기분 좋고 유쾌한 좋은 친굽니다.
등심을 구워서 소주를 함께 마셨는데 두어 시간 동안 고기 대여섯 조각과 서너 잔의 소주로 절제를 하고 있었고 나는 이미 벨트와 바지의 단추를 풀어 놓았고 심지어는 양말까지 벗어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어놓고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져 가고 있었던 거죠.
맥주 한잔 더하자는 내 말을 부드럽게 거절하고 바바리 깃을 올리고 총총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녀석을 보며 자기 관리가 철저한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이제 가급적이면 상원이 녀석은 안 만날 겁니다. 왠지 재수가 없습니다.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