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미스터 다이어리

by 이종덕

핸드폰이 말썽을 부립니다.

없을 때도 아무 일 없이 잘 살았는데 엄청 답답하군요. 이게 묘하게도 노예계약이라고 불리는 약정기간이 지나면 고장 나곤 합니다.

아무래도 오후에는 핸드폰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핸드폰을 새로 사고 나면 또 여러 가지 작업을 해야 합니다. 연락처도 정리하고 사진도 정리하고 앱도 새로 깔아야 하고...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양지사에서 나오는 새해 수첩을 하나 구해서 연락처를 옮겨 적는 일이 연례행사였습니다. 그러다 보면 새 수첩에 누락되는 사람들도 생기고, 한참 동안 잊고 있었는데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람의 이름도 눈에 띄고 했습니다.


이제 핸드폰을 쓰고 난 후 서랍에 모아둔 지난 수첩은 2009년에서 끝이 났습니다. 오늘 오후,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수많은 연락처들을 정리하며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이름을 지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단절된 인간관계로 삭제를 하기도 하며, 필요해서 저장해 놓았을 텐데 누군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아서 지우기도 하겠지요.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삭제될 텐데... 지워야 할 이름을 두고 마음이 심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