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sleeves &Both sides now

내 맘속에 한 노래 있어

by 이종덕


green sleeves는 영국의 민요입니다.


2018년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오르골 연주로 자주 나온 곡입니다.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가 아홉 살의 어린 나이로 미국에 밀입국하여 갖은 고난과 어려움을 겪을 때, 두려움과 절망 중에 거리의 쇼윈도에 있는 오르골에서 나오는 green sleeves 듣게 되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웁니다.

세월이 흘러 그에게 있어서 green sleeves는 아픈 추억이고 평안과 위로의 곡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인에게 들려주는 사랑의 고백이 되기도 합니다.


찬송가에 “내 맘에 한 노래 있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유진 초이의 green sleeves와 같은 그런 노래가 한곡쯤은 마음속에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Both sides now

Judy collins가 청량하고 순수한 목소리로 부른 이 노래는 ‘내 마음의 한 노래’입니다.

옛날에 “빈폴”광고에 사용되었던 유명한 곡입니다.

대학 캠퍼스에서 여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백밀러에 햇살이 부딪쳐 반짝이며 남자의 가슴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카피라이터며 작가인 박웅현 씨의 대표적인 광고 카피입니다.

그때 흘러나오는 곡이 Both sides now입니다.


1977년

새봄이 되었는데 나는 대학 캠퍼스에 가질 못하고 광화문 학원가를 떠돌며 3년 내내 지겹게 했던 똑같은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재수생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새 양복을 사 입고 미팅도 하고, 축제에 가기도 했지만 나는 낡은 청바지에 검은색으로 염색한 군용 점퍼를 입고 대입학원을 다니며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학원이 끝나면 당구도 치고 이따금씩 막걸리고 마셨습니다.

어느 날 학원을 땡땡이치고 명동의 한 음악다방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DJ가 Both sides now를 틀어주었습니다.

알고 있던 노래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론 경쾌하게 또 한편으로는 슬프게...

뒤섞인 감정이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조금 울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다음 해에 대학에 가서도,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리고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도 나는 지난 일기를 펴보듯 이 노래를 즐겨 들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FM에서 우연히 Both sides now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에서 찾아서 서너 번을 연거푸 들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60대 중반을 향해가는 메마른 내 마음에 반짝하고 햇빛이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