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밥 먹고 맹물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자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다. 옳지 못한 부나 귀는 내게 있어서 뜬구름과 같다”
공자님 말씀입니다.
얼마 전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던 무덥고 끈적끈적한 날 외곽의 허름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점심식사 겸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도토리묵무침과 슴슴한 청국장을 안주삼아 막걸리 마셨습니다.
요즘은 소주보다 막걸리를 자주 마시게 됩니다.
막걸리는 금방 배가 불러져서 잘 안 먹던 술입니다.
막걸리를 꽤 많이 마셔서 배가 잔뜩 불렀는데도 나물 반찬에 곤드레밥 한 그릇을 맛있게 다 먹었습니다.
이 식당은 아직도 방구석에 군용 담요와 화투가 있네요.
오래 죽치고 앉아 술을 마셨는데 브레이크 타임도 없습니다.
주인장이 아예 관심도 없습니다.
음식값이 54,000원 나왔는데 심심풀이로 밥값이 될 때까지 500원짜리 고스톱을 쳤습니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음식이 먹고 싶었나 봅니다.
영 식욕이 없었는데 과식을 했습니다. 그래도 속이 편안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잡담도, 오랜만에 쳐보는 고스톱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세월 잘 갑니다.
소박함 속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공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