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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Aug 06. 2020

도토리묵에 막걸리... 세월 갑니다.

나물밥 먹고 맹물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자도 즐거움이 또한  속에 있다. 옳지 못한 부나 귀는 내게 있어서 뜬구름과 같다


공자님 말씀입니다.


얼마 전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던 무덥고 끈적끈적한  외곽의 허름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점심식사 겸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도토리묵무침과 슴슴한 청국장을 안주삼아 막걸리 마셨습니다.

요즘은 소주보다 막걸리를 자주 마시게 됩니다.

막걸리는 금방 배가 불러져서  안 먹던 술입니다.

막걸리를  많이 마셔서 배가 잔뜩 불렀는데도 나물 반찬에 곤드레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당은 아직도 방구석에 군용 담요와 화투가 있네요.

오래 죽치고 앉아 술을 마셨는데 브레이크 타임도 없습니다.

주인장이 아예 관심도 없습니다.

음식값이 54,000 나왔는데 심심풀이로 밥값이 될 때까지 500원짜리 고스톱을 쳤습니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음식이 먹고 싶었나 봅니다.

 식욕이 없었는데 과식을 했습니다. 그래도 속이 편안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잡담도, 오랜만에 쳐보는 고스톱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세월  갑니다.

소박함 속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공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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