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지?"
말은 똑같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황홀한 눈빛이었고 시간이 흐른 후에는 사나운 눈빛이었다.
프랑스의 삽화가인 "장 자크 쌍페"의 그림책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의 상반된 의미가 반복되며 때론 사랑하고 때론 미워하며 아내와 나는 여기까지 함께 왔습니다.
어제는 환갑이라는 이름의 나이, 아내의 예순한 살 생일이었습니다.
사실 특별할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매년 찾아오는 생일이지만 최근 2~3년 새 잦은 병치레로 고생을 했기에 소중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나 늙어가는 건 생각도 안 하고 아내가 나이 먹는 게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긴 세월 시집 잘못 와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결혼하고 오랜 세월을 함께 하는 동안 꽃 한 송이 사준일 없는 무심한 남편이었습니다.
그저께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전 안 해본 낯간지러운 짓을 해 보았습니다.
작은 “홍 공작”화분을 하나 사고 축하글도 썼습니다.
화원 아저씨가 들여다보고 있어서 쪽팔렸습니다.
메시지가 성의 없다는 아저씨의 핀잔도 들었습니다.
물론 돈봉투도 함께 넣었지요.
처형들이 자리를 마련해 줘서 조촐한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막내딸인 아내는 언니들과의 수다를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언니들 한테 밥 얻어먹고 용돈까지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치 좋은 곳에서 비 오는 거 구경하며 커피도 마셨습니다.
용돈 받았으면서 커피값도 안 냅니다.
내일은 아이들이 밥을 사 줄 거라며 좋아합니다.
나이가 먹어도 막내 티를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무슨 생일을 3일씩이나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