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품격, 빈자의 미학

by 이종덕

”편리한 게 좋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 沈潛(침잠)하면 삶이 부패해질 수 있다.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게 좋은 약이다"

건축가 승효상 씨의 말입니다.


그의 건축설계의 모토는 "貧者의 美學"이라고 합니다.

가짐보다는 쓰임이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빈자의 미학"인 것입니다.


경주 최부자댁에 대한 수많은 일화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이 됩니다.

“이웃이 편해야 내가 편하다”

12대에 걸쳐 400년 동안 내려온 최부자댁의 가훈과도 같은 전통입니다.

흉년이 들어도, 전쟁이 나도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부자의 품격의 표상입니다.


요즘 강남의 한 피부과 의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호기심에 그의 채널을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그의 유튜브 내용은 한마디로 돈 자랑입니다.

여러 대의 값비싼 외제 슈퍼카를 자랑하며 “오늘은 뭘 탈까”고민하고, 호텔식 최고급 아파트에서 값비싼 아침식사를 룸서비스로 받아먹고 인터넷 쇼핑에서 5분 만에 3천만 원어치를 해외 직구하는 등의 영상이 그의 유튜브 내용입니다.

뒷 광고가 문제가 되어 업데이트가 중단되긴 했지만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독을 하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부자인척 해라”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부자인 것을 뭐라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생각으로 어떤 목적으로 그러한 영상을 찍고 알리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 것입니다.

최상류 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보여주고 있지만 “부자의 품격”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利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만 사전적 뜻은 “필요에 따라 이롭게 쓴다”입니다.

이로울 利와 쓸 用이 합해진 단어입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쓸 때 현명하고 품위 있게 그리고 주위에 이롭게 돈을 쓰면 돈을 잘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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