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평생 전우 아내의 지휘를 받겠다

by 이종덕

“이제부터는 내 평생 전우인 아내의 지휘를 받으며 착한 남편으로 살겠습니다”


38년 만에 전역을 하는 박한기 합참의장이 이임사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이임사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빛나는 말이었습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오며 그리고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며 엄격한 지휘체계에서 살아온 그가 전역을 하며 아내를 생각하고 온전히 가정의 울타리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그간의 힘을 내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2년 전에 38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집에서의 2년을 돌아보면 내려놓고 힘을 빼는 과정이었습니다.

합참의장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아무리 날고 기었다 해도 옷을 벗으면 끝입니다. 아니 끝내야 합니다.

잘 나던 시절을 생각하고 어느 날 바뀌어버린 현실과 비교하며 살아가면 좋을 것 하나도 없습니다.

사회에서의 능력과 힘은 집에서는 아무 소용없습니다.

집에서는 모든 것이 초보이며 맹탕입니다.

그래서 그의 말처럼 아내의 지휘를 받으며 적응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때로는 답답하고 미래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자꾸만 자존심이 상해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다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사고의 일부분이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내를 평생의 전우라고 했습니다.

아내의 내조 없이 합참의장이라는 높은 곳까지 오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함께 가고 함께 이룬 것지요.


누구나 은퇴를 합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은퇴를 해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평생동지인 아내와 함께 새로운 길을 발을 맞춰가며 잘 가야 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세월이 멈춰있는 식당